문 : 미사봉헌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우리가 봉헌하는 모든 미사는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께 봉헌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흔히 영적선물로 '누구를 위해 미사 몇 대를 봉헌했다'하는 것은 본당에 '미사예물'을 내고 미사시간을 지정하여 사제에게
요청하는 미사를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개인이 스스로 '누구를 위한 미사'라고 마음속으로 지향을 두고 미사를 봉헌하는 것을
말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만일 미사예물을 봉헌하고 사제에게 요청하는 미사만 유효하다면 가난한 사람들은 미사를
봉헌하고 싶어도 할 수 없지 않을까요? 자상한 답변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답 : 미사는 가톨릭 교회의 거룩한 제사입니다.
제사가 우선 인간이 절대자이신 하느님께 속해있음을 인정하고 그분께 자신을 온전히 맡기고 바치는 종교 심성의 표현이고 행위라고 할 때,
미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제사의 재현이며, 죽음에서 영원한 삶으로 옮겨가는 파스카 신비의 온전한 재현으로서의 제사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의 제사는 그리스도의 성부께 대한 순명과 인간의 죄에 대한 속죄가 목적이었으며,
성부께서는 이를 통해 가장 위대한 사랑인 구원을 우리에게 선사하셨습니다. 또한 미사는 잔치의 의미도 함께 지니고 있습니다.
성찬의 잔치를 통해 그리스도와 일치되고, 미사에 함께 참여한 사람들이 제물을 함께 나누어 먹음으로써 하느님과 인간의 친교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곧 하느님께서는 이 친교를 통해 인간에게 구원과 생명을 주시고, 인간은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미사를 통해 그리스도의 제사를 재현함으로써 하느님께 흠숭과 감사, 속죄를 드리며,
하느님과 친교를 이루면서 하느님께서 이 세상과 인류에게 베푸시는 구원과 사랑에 참여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미사는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성부께 드리는 가장 숭고한 예배 행위이며, 가장 효과적인 기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사처럼 하느님께 큰 흠숭을 드릴 수 있는 예배행위는 없고, 미사보다 더 좋은 기도는 없다고 해도 좋습니다.
미사에 참여한다는 것은 이렇게 하느님께 가장 큰 흠숭과 감사를 드리고, 하느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좋은 기도를 드리면서
하느님의 놀라우신 구원과 사랑의 은총을 만난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미사가 바로 이러한 의미와 효과가 있는 예배 행위이기 때문에 우리는 미사에 참여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하기도 하고,
때로는 주위 사람들에게 영적 선물로 미사 중에 기도해 주겠다는 약속도 하지요.
흔히 기도 중에 여러 기도 지향을 가지고 기도할 수 있는 것처럼 가장 좋은 기도라고 할 수 있는 미사에 참여하면서도 마음속으로
여러 지향을 가지고 기도를 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부모님께 영적 선물로 미사 참여를 약속한다고 할 때 그 의미는 내가 미사를 참여하면서 부모님을 위해 기도함으로써
하느님께서 주시는 미사의 은총이 미사에 참여하는 본인뿐만 아니라 부모님께도 주어지기를 기도한다는 의미이지요.
따라서 영적선물로서 “누구를 위해 미사를 몇 대 봉헌한다”는 말의 의미는 본당에 미사 예물을 내고 사제에게 미사 봉헌을 요청한다는
의미라기보다는, 미사에 참여해서 내가 영적 선물을 약속한 사람을 위해서 기도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적 선물로서
“미사 봉헌 몇 번”이라는 말보다는 “미사 참례 몇 번”이라는 말이 더 정확한 말이겠지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시는 은총은 그 은총을 받기에 합당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듯이, 미사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도
물론 그에 따르는 합당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예수님께서 성부께 온전히 순명하셨듯이 우리에게도 하느님의 뜻에 온전히 따르고자하는 충성된 자세가 필요하고,
목숨을 내놓으실 만큼 인간을 사랑하셨던 예수님처럼 하느님과 이웃 사랑을 위해 철저하게 자신을 열고 비우는 자세를 위한 노력이
그리스도의 제사인 미사에 합당하게 참여하기 위한 준비가 될 것입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